최은영1 잊혀지는 것, 그리고 쓸쓸한 碑 사람이 죽는다. 명멸하다가 결국 빛이 사그라들고 없어진다. 그러나 그 존재의 개념 자체가 없어지는가. 그 사람이 기억되고 이야기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온전히 죽었다고 할 수 있을까. 과거 역사 속 압제자와 군주들, 그리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죽여 없애고 싶어하던 이들은 그들의 이름을 지웠다. 칼로 후벼내고, 먹물로 덧칠했다. 사람들 속에서, 역사 속에서 잊혀진다는 것은 얼마나 비참한 죽음인가. 갑자기 떠오른 단상. 중국 역사의 유일무이한 여제 측천무후는 자신의 비를 무자비, 즉 글자가 없는 비석으로 만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동진의 사안이라는 이는 위대한 업적과 공을 글로 담을 수 없어 무자비를 만들었고, 송대의 진회는 오명을 너무나 크게 남겼기에 글로 남길 수 없어 무자비를 만.. 2022. 4. 1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