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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2

시대의 고통을 마주하는 윤리,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를 읽는 법 이 글은 2019년, 황정은 작가의 신작 『디디의 우산』을 읽고 써본 에세이이다. 『디디의 우산』의 경우 2010년 발표된 「디디의 우산」과 2014년에 발표된 「웃는 남자」로 이어지는 연작의 형태를 띄고 있다. 그러나 이 연작에서 벗어나는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를 함께 수록하기에 문제가 되기도 하고, 아무래도 분석해볼 여지가 많은 작품인지라. 당시에 분석에 꽤 공을 들였다. 지나고 보니 참 러프한 글이지만. 써둔 것두 아쉽구 황정은의 멋진 작품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까 하여. 이번에 출간된 『연년세세』도 집중해 읽었던 터라, 추후 이어지는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길고 긴 이야기입니다. 10년동안 써내리는 어느 작가의 노력이란. 분석해야 할 문제들 올해 1월 출간된 황정은.. 2021. 7. 28.
시릿한 생각 - 「묘씨생」 아비 곁에서는 도저히 수가 없다며 떠나가는 자식에게 매달려보지도 못하는 인생이란 야 참으로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너 그걸 아냐 그놈이 아비하고는 다르게 살아보겠다고 그토록 박차고 나갔건만 실은 보잘것없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들의 인생이라도 별 수 없을 것이다 그놈도 나와 똑같이 보잘것없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웃었다. 음식을 담은 볼이 불룩하게 도드라졌다. 털을 곤두세우고 인간으로서의 노인의 얼굴을 지켜보았다. 웃는다 운다 애석하다 통쾌하다 어느 것도 아니게 다만 기묘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 몸과 같은 묘씨생보다도 못한 일생으로서의 인생, 바로 그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라서 더욱 그랬는지도 몰랐다. - 황정은 『파씨의 입문』 수록작 「묘씨생」 120쪽 황정은 작.. 202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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