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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3

오뒷세이아와 일리아스의 간극 이 글에서 쓰인 책은 다음과 같다. 호메로스, 『일리아스』, 천병희, 도서출판 숲(2015)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천병희, 도서출판 숲(2015) 피에르 비달나케, 『호메로스의 세계』, 이세욱, 솔(2004) 최근 대학에서 고전을 읽고 함께 논의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고민해볼만한 여러 주제가 등장하여, 함께 토론해보고 의견을 나눴다. 오늘은 특별히 재미있던 질문 하나를 옮겨본다. "왜 『오뒷세이아』에는 오뒷세우스의 활이 갑자기 등장하는가?" 『오뒷세이아』를 읽다 보면 구혼자들을 시험하기 위해, 페넬로페가 오뒷세우스의 활을 당겨서 능력을 보일 것을 제안한다. 그런데 특이한 부분, 『일리아스』에서는 오뒷세우스가 활을 쏘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10권(이 부분은 후대의 가필이.. 2021. 3. 31.
일리아스와 불멸을 지향하는 방법 * 이 글에서 사용된 책은 호메로스, 『일리아스』, 천병희, 도서출판 숲(2015) 이다. 일리아스에는 죽음과 체념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짧은 전투에서 전쟁을, 우리의 생을 끝없이 확대해서 보여주는 호메로스는, 그 이미지가 한 사람의 생을 온전히 그려낼 때에 비로소 그 삶을 "청동의 잠을 자게 된" 것으로 마무리한다. 죽음은 필멸의 신들만이 피할 수 있는 것이며, 최고의 영웅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조차 그런 이유로 두려움을 느낀다. 일리아스를 읽을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아킬레우스도 헥토르도 스스로의 비참한 최후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후 시기의 비극 작품, 예를 들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같은 작품에서, 그리스 비극 특유의 운명에 대한 태도--운명을 피하려고 하나 운명은 결.. 2021. 3. 24.
왕후장상들의 근심 -『로마제국 쇠망사』 (...) 그는 이미 하사금을 지불하겠다는 유일하게 효과가 있는 주장을 펼치면서 황제 자리를 흥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신중했던 근위대는 이런 사적인 흥정으로는 충분한 가격을 받아낼 수 없음을 알아채고는 방벽 위로 뛰어올라 가 큰 소리로 로마 황제 자리가 공매에 부쳐졌으며 최고액을 제시하는 입찰자에게 낙찰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1권 120쪽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막시미누스 황제 때 아프리카에서 있었던 군사 반란에 대해 소개한다. 모의를 끝낸 군인들에게 황제로(거의 강제로) 추대된 늙은 총독 고르디아누스는 자신의 삶을 평화롭게 끝내게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하나, 결국은 그 짧은 영예를 받아들인다. 그가 절망과 공포에 사로잡혀 자결한 것은 그로부터.. 202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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