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것들/잡담

2022년 간단한 회고: 즐거웠던 한 해를 돌아보며

카프카뮈 2023. 1. 1. 01:50

2022년을 보내며

2022년은 참 뜻깊은 한 해였다. 취업 준비와 졸업으로 다사다난했던 2021년을 지나, 소중한 사람과 추억을 쌓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으로 꽉 찬 한해를 보냈다. 그 사이 독서와 취미에도 집중할 수 있었고, 목표하던 일도 몇 가지를 이룰 수 있었다.

올해의 커리어

LINE은 내게 최고의 회사,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 곳.

1월 초일에 라인에서 서버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첫 1년을 마쳤다.업무적으로는 아직 부족함이 많으나, 1년이 지나니 이제 조금씩 뭘 해야 할지 알아가는 기분이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그렇기에 많이 고민할 수 있던 올해였다.

 

대략적으로 1년동안 성장한 부분이라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생각된다.

  • 요구 조건을 바탕으로 개발 계획을 세우고 테스트를 포함한 코드 작성을 빠르게 수행하는 기술
  • 기획자 및 타 부서와 협업하며 요구조건을 이해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의 적응
  • Java 코드를 Kotlin 코드로 migration 하면서 레거시 코드를 수정해나가는 기술
  • 도메인과 코드에 대해 문서화하고 공유하는 자세

그럼에도 아직 부족한 점이라면, 다음과 같다고 생각된다.

  • 꼼꼼하게 코드를 마무리하는 끈기
  • 이슈에 대한 날짜 산출과 그것을 지키는 개발 일정 수립
  • 아직 잘 모르는 코드에 대해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

아직 내가 좋은 팀원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었을 거라는 기대는 있기에. 23년에는 꼭 좋은 팀원이자 믿을 수 있는 백업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올해의 독서

2022년의 독서 기록. 120cm를 넘겨서 기쁜.

올해는 정말 많은 책을 읽은 해였다. 물론 학생시절엔 해마다 70~80권씩 읽어내긴 했으나, 커리어를 병행하면서도 67권의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올해의 좋았던 독서 경험은 다음과 같다.

  • 그래픽노블을 읽는 맛을 알게 되었다. 왓치맨, 브이 포 파벤타를 재미있게 보았고, 지금은 샌드맨을 읽고 있다.
  • SF 장르에 집중할 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 책은 아래와 같다.
    • 솔라리스: SF 장르에 대한 도전과도 같은 책. 간만에 새벽을 지새며 읽었던, 강렬한 독서 경험
    • 부서진 대지 3부작: 촘촘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즐겁게 읽었던 시리즈. 습관처럼 매일 들여다보는 재미로 가득했던.
    • 듄 시리즈: 이제 5,6권만 남겨둔 상태. 1권은 압도적이고, 2권은 즐거우며, 3권은 매력적이었다. 4권부터는...세계관에 대한 애정으로 읽는 것이 컸지만. 그래도 참 잘 쓴다.
    • 커트 보니것의 책들: 커트 보니것을 사랑하고, 그렇기에 즐거운 올해였다. 마침 좋은 책이 많이 출간되어 기뻤던.
  • 꼭 읽고 싶던 책도 독파할 수 있었다.
    • 악령: 그 전에 알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맛보다도 훨씬 진한. 그러나 쉽사리 추천할 수 없는 묵직한 맛.
    • 레이먼드 카버의 책들: 최근에 맛이 들러서 몇 권을 읽게 되었다. 카버의 맛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지난 독서 경험에 감사하며.
  • 생각치도 못하게 만나서 즐거웠던 책도 몇 권이 생각난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말 생각치도 못하게 만났던, 올해 최고의 르포. 이 글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 헌법의 자리: 가볍게 잡았다가 고민을 하게 되었던 책. 공동체와 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좀 있다. 내년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 고전 읽기
    • 모비 딕: 현재 200여 페이지를 남겨두고 있는 중. 정말 풍미가 가득한데, 그럼에도 그 뻑뻑한 뒷맛에 쉽지 않다.
    • 그리스 희곡 읽기: 올해는 소포클레스를 다시 읽고, 아이스퀼로스를 읽어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돈키호테 완독: 올해는 해야지. 늘 기다려지면서도 희한하게 시작하지 못했던.
    • 셰익스피어 읽기: 줄리어스 시저를 먼저 읽으려고 한다. 이후 비극을 훑으며 그 맛을 조금씩 느껴볼까나.
  • 철학과 역사 공부
    • 도덕경 일독: 아직 그 맛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가득하다. 마침 좋은 책을 구해, 새로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 4경 읽기: 대학은 늘 쉽게 읽는데, 논어와 맹자에서 막히곤 한다. 언제쯤 중용에 다다를지. 
    • 인민 3부작: 대학시절부터 늘 목표하던 책인데, 아직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느긋하게 보고자 하는 맘이다.
    • 로마제국 쇠망사 재도전: 1권만 두 번을 읽었다. 2권부터 희한하게 힘이 빠지는데, 이번엔 꼭 6권까지 달리고 싶다.

내 삶 속 가장 소중한 취미. 22년이 그 향 속에 취해있던 시기라면,

23년은 그것을 넘어 독서의 기틀을 잡는 시기로 만들고 싶다.

그리고 추가로, 소중했던 사람에게

늘 힘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서툴러서, 고생을 끌어안고 가는 것을 당연히 여기던 때가 있었다.

다행히 좋은 사람을 만나서,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마음 속 힘듦을 나눠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늘 기댈 수 있는 사람이자 늘 배우고 싶은 사람, 가장 뛰어난 작가이자 다정한 장난꾼을 만나 

올해는 정말 따뜻했다. 

 

조만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다녔던 미식 여행에 대해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혹시 이 블로그를 짬짬히 보시는 분이라면, 기대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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